The Canon 100 Atlas ONLINE MAGAZINE

The Canon Edit

VOL. 01 · AUG 2026
아서 래컴이 그린 니벨룽의 지하 세계

Arthur Rackham, 1910 · Public domain

THE QUESTION · VOL. 01

반지는 왜 아직도
한 시대를 붙잡는가

《니벨룽의 반지》 전막 초연 150년. 네 편의 악극, 열다섯 시간의 음악이 2026년 여름 바이로이트에서 서울과 부천까지 다시 무대에 오른다.

01 · THE QUESTION

내림마장조의 낮은 음 하나가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게 시작된다. 여덟 대의 콘트라베이스가 붙들고 있던 바닥에서 바순과 호른이 차례로 솟는다. 《라인의 황금》 서주는 사건이 아니라 세계의 생성처럼 들린다.

그 세계를 세우는 데 바그너는 26년을 썼다.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은 세상을 지배할 힘을 준다는 반지를 둘러싸고 신과 인간, 영웅의 몰락을 그린다. 이야기를 잇는 것은 줄거리만이 아니다. 황금, 칼, 발할라, 저주를 가리키는 짧은 동기는 인물이 사라진 뒤에도 남아 앞선 장면을 불러낸다.

1876년 바이로이트에서 네 작품이 처음 한 묶음으로 올랐다. 바그너는 이 음악을 위해 극장 구조부터 새로 짰다. 오케스트라는 무대 아래로 내려갔고, 객석의 시선은 연주자가 아니라 드라마로 향했다. 2026년 바이로이트 축제는 150주년을 맞아 8월에 《반지》 전곡을 두 차례 올린다. 같은 달 서울과 부천에서는 주요 장면을 230분으로 엮은 하이라이트 공연이 열린다.

전곡과 하이라이트는 듣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 전곡에서는 같은 동기가 열 시간 뒤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이라이트는 긴 흐름을 줄이는 대신 성악과 관현악이 정점에 닿는 장면을 한밤에 모은다.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 주요 장면부터 익히기 좋은 구성이다. 그다음에는 서주의 한 음부터 마지막 불길까지 이어지는 전곡의 시간을 만나볼 만하다.

150년 뒤에도 관객을 붙드는 힘은 북유럽 신화보다 인물들의 욕망과 실패에 있다. 계약을 어기면서 권력을 지키려는 보탄, 사랑을 버리고 반지를 얻는 알베리히, 낡은 질서가 무너져야 비로소 끝나는 세계가 오늘의 관객을 놓아주지 않는다. 첫 음은 여전히 어둡고 낮다. 그 위에 어떤 세계를 세울지는 연출과 연주, 그리고 듣는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1876년 바이로이트 축제극장 내부를 그린 삽화
1876년 바이로이트 축제극장 내부. 오케스트라 피트가 객석에서 보이지 않도록 설계됐다. · Public domain

02 · STAGE

국내 4 · 국외 1

국내 · 서울/부천

바그너 《반지》 하이라이트

아드리앙 페뤼숑과 부천필, 사무엘 윤·김재형·이명주 등이 주요 장면을 230분에 펼친다.

국외 · 바이로이트

150주년의 두 차례 전곡 주기

《라인의 황금》에서 《신들의 황혼》까지 여덟 밤에 걸쳐 축제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내 · 서울

서울시향, 베토벤 ‘합창’

유럽 투어를 앞둔 서울시향이 국립합창단과 세종솔로이스츠, 마티아스 괴르네 등과 만난다.

선정 이유와 공식 일정 모두 보기

04 · KOREAN ARTISTS NOW

KBS교향악단 공식 포스터에 실린 피아니스트 김세현
공식 포스터 크롭 · KBS교향악단
01

PIANO · SEOUL

김세현, 거장과 협주곡 사이에 서다

8월 27일 예술의전당에서 정명훈·KBS교향악단과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젊은 피아니스트의 서정이 대형 오케스트라와 만나는 무대다.

예술의전당 공식 프로그램에 실린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
공식 프로그램 크롭 · 예술의전당
02

BASS-BARITONE · WOTAN

사무엘 윤, 보탄의 고별을 노래하다

서울과 부천의 《반지》 하이라이트에서 보탄의 주요 장면을 노래한다.

예술의전당 공식 프로그램의 성악가 김재형과 이명주, 아래의 김기훈
공식 프로그램 크롭 · 예술의전당
03

ENSEMBLE · WAGNER

한국의 바그너 가수들

김재형·이명주·김기훈·최인식·김승직이 《반지》의 주요 장면을 잇는다. 한 사람의 약력보다 배역 사이의 말붙임과 앙상블을 함께 들을 무대다.

노세다와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바버 오페라 바네사 음반 표지

06 · NEW RECORDING

바버 《바네사》,
기다림이 얼어붙은 집

첫 장면은 닫힌 집이다. 오래전 떠난 연인을 기다리는 바네사는 거울을 가려 놓았다. 노세다와 내셔널 심포니의 신보는 화려한 멜로드라마보다 기억에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에 눈길을 돌린다.

완결 리뷰 읽기
오귀스트 르누아르가 그린 리하르트 바그너 초상

07 · CANON ESSAY

솔티의 《반지》,
귀를 위한 극장을 세우다

존 컬쇼와 데카 팀은 무대를 그대로 녹음하지 않았다. 모루와 천둥, 목소리와 빈 필의 관현악을 스피커 사이에 새로 배치했다. 1958년부터 1965년까지 만든 최초의 스튜디오 전곡 《반지》는 음반만의 방식으로 극장을 다시 세운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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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S · CHECKED 2026.08.01

공식 일정과 자료

  1. Bayreuth Festival, Programme 2026
  2. 예술의전당,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3. 부천시립예술단,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4. 예술의전당, 서울시향 유럽 투어 프리뷰 ‘합창’
  5. KBS교향악단 제829회 정기연주회

삽화는 Wikimedia Commons의 퍼블릭 도메인 자료를 사용했다. 공연 일정과 출연진은 발행일 기준이며 변경될 수 있다.